찌는 아예 보이지 않았다. 낚싯줄을 보며 감을 잡으려 하는데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순간 '턱' 하고 초릿대를 누군가 쳤다. 명백한 입질이다. 대를 들었다. 묵직한 밑걸림이 느껴졌다. 그러곤 낚싯대가 활처럼 휘었다. 쿡~쿡~쿡~. 발밑까지 따라온 놈은 마지막 힘을 썼다. 릴링을 멈추고 대를 더 세웠다. 드디어 보석 오팔 같은 눈빛, 묵빛 근엄한 자태를 온몸으로 내뿜는 '바다의 흑기사' 벵에돔이 수면으로 부상했다. 눈앞에 떠오른 벵에돔을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갯바위 낚시에서 처음 잡아본 크기였다. 27㎝. 대표적 여름 어종 벵에돔이다.


올 초 낚시 취재를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방치한 낚시가방을 열었다. 염분에 찌든 지퍼는 아무리 힘을 줘도 열리지 않았다. 윤활제와 방청제를 들이붓고도 하루가 지나서야 겨우 열 수 있었다. 릴의 거치대 부분은 쥐가 파 먹은 듯 부식돼 있었다. 5년이나 방치한 것이다. 물론 1년에 한 번 정도는 사내 낚시회의 정기 출조에 따라갔던 것 같다. 하지만 장비는 저 혼자 부식되고 있었다.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은 갯바위 찌낚시를 정통으로 친다. 그렇게 배웠다. 물론 레저생활이고 즐겨야 하고, 물고기를 많이 잡는 것이 목적이니 어떤 기법이든 상관은 없다. 하지만 '정통'은 있다. 갯바위 어자원이 점점 줄고, 낚시가 어려워지니 선상낚시 등 여타 방식으로 출조를 가지만 아무래도 갯바위 낚시가 기본이다. 그렇게 배웠다. 감성돔을 처음 잡았고, 묘한 마력에 이끌려 주말이면 낚시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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