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천지, 봄기운이 스멀거리고 있었다. 하늘도 땅도 바람도 햇볕도 겨울 찌꺼기를 털어내고 있었다. 얼음장같이 차가웠던 바다도 온기를 되찾은 듯했다. 해무(海霧)가 잔뜩 밀려오고 있다. 사람이 사는 땅을 향해, 따스하고 부드러운 습기를 가득 머금은 채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커다랗고 높은 망사 커튼이 드리워지는 모양새다.

해무(海霧)를 막아선 것은 한 무리의 숲이었다. 둑방처럼 적당한 길이에다 높이와 폭을 갖춘 나무들이 호위병처럼 늘어서서 바다와 육지를 가로막고 서 있다.

겨우내 바다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에 시달린 탓인지 아직 무성하지는 않았지만 가지마다 새잎을 뭉텅뭉텅 내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녹색 중 가장 아름답고 부드러운 연둣빛이다. 연둣빛 나무들은 말발굽 같은 해안선을 가로질러 땅과 바다를 정확하게 이등분하고 있다.

가까이 가 보니 폭도 꽤나 넓다. 또 키가 큰 나무 아래로 작은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다.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벽(壁)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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