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sh_배_tong1.jpg fish_배_tong2.jpg



"왔어요. 왔어. 몇 마리나 달렸을까요? 잠깐 기다려 보세요.”

배 뒤편에서 채비를 내린 김기상 씨가 의미심장한 미소 짓는다. 그는 투둑투둑 채비를 무는 열기의 움직임을 손끝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윽고 ‘위~잉’ 원줄이 감기고 새파란 바다 위에 선홍빛 꽃봉오리가 퐁퐁 솟아오른다. 하나…, 둘…, 셋…, 넷…, ……, 열! 볼락 전용
카드채비에 묶인 바늘 10개에 각각 한 마리 씩, 모두 10마리의 볼락이 주렁주렁 달려 올라오고 있다.



“50m 바닥에서 열 마리씩 줄줄 열려”

지난 1월 30일, 두 배에 나눠 탄 서울꾼들은 이날 열기낚시 재미에 흠뻑 빠져 버렸다. 이 중에는 열기 배낚시가 처음이라는 꾼도
여럿 있었으나 그들도 쉽게 손맛을 보고 있었다.
“씨알이 좀 잘긴 해도 심심치 않게 낚이는 재미가 있네요.”
간혹 씨알 잔 우럭까지 가세를 해서 이날 열기 배낚시의 묘미를 더했다.

이들이 서울에서 새벽을 달려 경남 통영까지 와서 낚싯배에 오른 시각은 오전 6시 20분. 통영항에서 남동쪽으로 다시 뱃길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매물도 앞 바다. 아니, 더 정확히는 매물도 북쪽에 있는 어유도 앞이었다.

오전 8시. 통영에서 아버지와 함께 매일낚시점을 운영하는 젊은 선장은 어탐기로 어군을 포착했다. 그리고 미리 정해둔 약속에 따라 신호음이 길게 한 번 울리자 꾼들의 채비가 일제히 내려진다. 바닥까지의 수심은 대략 50m. 간혹 밑걸림이 있는지 채비를 뜯겨 다시 카드채비를 연결하는 꾼도 보인다.

이날은 마침 조금 물때라 선상 열기낚시를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인 상황. 그러나 생각보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댄다. 너울 파도가 크게 뱃전을 때릴 때 선상 낚시 초보꾼들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엉덩방아를 찧기도 한다.

  

포인트 훤히 꿰는 선장 지시 잘 따라야

배는 어군탐지기가 가리키는 대로 수시로 포인트를 옮긴다. 선장은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으로 뱃머리를 꼿꼿이 하고 꾼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채비를 내릴 수 있게 배의 흔들림을 최소화 시킨다.

“삐~이” 길게 울리는 신호음에 맞춰 배 위의 꾼들은 한꺼번에 채비를 내린다. 그리고 “삑” “삑” 두 번 짧게 울리는 신호음에 일제히 채비를 거둬들인다. 이 때 뱃전으로 올라오는 채비에는 적게는 두세 마리에서 많게는 10마리까지 선홍빛 반짝이는 열기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꾼들은 채비에 매달린 열기를 일일이 바늘에서 떼어낸 후 아이스박스에 담고는 다시 “삐~이” 하는 신호음에 맞춰 채비를 내린다.

이때 미처 채비를 내리지 못하거나 동작이 느린 꾼은 한 템포 쉬어야 한다. 옆 낚시꾼과 함께 채비를 내리거나 올리지 않을 때는 자칫하면 서로의 채비가 엉켜버리기 십상이다. 따라서 열기 배낚시는 함께 배에 오른 꾼들이 얼마나 서로 호흡을 잘 맞추어 선장의 지시에 따르느냐가 그날의 조과를 좌우한다.
한 배를 탄 꾼들은 채비가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게 달아주는 추의 무게도 모두 같은 걸 쓴다. 이날 이 배에 탄 꾼들은 모두 50호 추를 썼다. 추가 바닥까지 내려가는 동안 원줄은 사선으로 흐른다. 만일 조류가 심하게 흐르는 날이라면 무게가 다른 추를 단 채비는 40~50m의 바닥까지 내려가면서 원줄이 이루는 사선의 각이 서로 달라 이 역시 서로 엉켜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씨알 잘긴 했지만 초보 서울꾼들에겐 색다른 경험

기자와 한 배를 탄 꾼들은 점심시간도 잊은 채 마릿수 열기낚시 재미에 취해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그러나 다른 배를 나눠 탄 꾼들 중 일부는 어쩐 일인지 제대로 채비를 내리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너울 파도가 너무 심해 일부 멀미 증세를 호소하기도 하고, 들이치는 파도에 옷을 흠뻑 젖은 꾼도 있었다.

오후 2시 경 다시 통영항으로 돌아온 서울꾼들의 표정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잔 씨알이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에 이처럼 파도가 높은 날에는 애초에 배를 띄우는 게 아니었다는 불평도 흘러나왔다.

이날 열기낚시에 나선 서울꾼 대부분은 오랫동안 붕어낚시를 즐겨 왔던 사람들이라 아무래도 선상 열기낚시가 낯설 수밖에 없었다. 서해 우럭 배낚시 경험이 있는 꾼들은 그나마 적응이 빨랐지만 그렇지 못한 꾼들은 이날 좋은 경험을 한 셈이었다.

“오늘은 바람이 심하고, 파도가 높아 회원님들께서 뜻하신 대로의 조과를 못 거두었습니다. 이 점 죄송하게 생각하며, 좋은 날은 잡아 다시 한 번 여러 회원님들을 모시겠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 통영항 부근 식당에서 복 매운탕에 반주를 곁들여 이미 불콰하게 술이 오른 회원들에게는 낚시회 총무의 넉살 좋은 입심이 자장가로 들릴 뿐이다.

낚싯배 문의 / 통영 엔젤터미널낚시 055-643-3326, 통영 매일낚시 055-646-8188



[출처] 통영 열기낚시 / 어유도 앞 바다에 붉은 꽃봉오리가 주렁주렁|작성자 바람돌이      http://blog.naver.com/penandpower